[클럽 BCP note_기쉬쉬기 Ep.02] April 17 2026 ㅣ 15 MIN REA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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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즐거운 금요일에 인사 드립니다.
지난 기쉬쉬기 1호, 이노션 이은정 팀장님 인터뷰에 보내주신 좋은 피드백들, 감사합니다. 특히, 번아웃을 통과하고 있었거나 번아웃 직전에 있었다는 기획자님들이 너무 공감이 되었고 격려도 받았다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저도 이은정 팀장님의 글을 보고 위안을 받았었는데요, 직접 겪어낸 사람만이 해줄 수 있는 진짜 이야기는 사람의 마음을 참 크게 울리는 듯 합니다.
오늘은 주말에 읽기 딱 좋은, 기쉬시기 인터뷰 2호를 들고 왔습니다. 이 계절과도 참 잘 어울리는 인터뷰이를 만나고 왔어요. 인스타그램 계정 "mang1gyung"으로 망원동 로컬매거진을 운영하고 있는 김홍균 편집장입니다.
사실 김홍균 편집장의 본캐는 따로 있습니다. 각종 광고제에서 트로피를 휩쓸고 있는 디마이너스원의 카피라이터입니다. 구독자분들도 한 번쯤 보셨을 캠페인들 — 빙그레 '처음 입는 광복', 초록우산 '돌봄약봉투', '생명을 지키는 영수증' — 등은 그가 직접 참여하고 리드한 작업들입니다. 특히 '생명을 지키는 영수증' 캠페인은 얼마 전 열린 2026 스파이크스 아시아에서 Healthcare 부문 Gold와 Media 부문 Bronze를 수상하기도 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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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회사 카피라이터로도 이렇게나 잘 나가고 있는데, 그는 왜 mang1gyung이라는 계정을 만들며 두 배로 더 바쁘게 살고 있는 걸까요. 그게 궁금했습니다. 그리고 ... ! 이야기를 나눠보니, 그 이유가 기쉬시기의 취지와 맞닿아 있다는 걸 이내 알 수 있었어요. 눈이 반짝 빛나는 순간이었습니다. 바로 섭외를 하고, 직접 글을 써주십사 부탁드렸습니다. 카피라이터가 쓴 긴 글은 또 얼마나 멋질까 — 잔뜩 기대와 호기심을 안고서요.
그리고 기대를 뛰어넘는 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망원동 곳곳을 다니며 동네 부흥에 여념이 없는 김홍균 편집장의 <기획자의 쉬는시간, 쉬는시간 기획하기> — 지금부터 같이 읽어보시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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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BCP 인터뷰 시리즈 [기획자의 쉬는시간, 쉬는시간 기획자] Ep.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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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망원동 로컬매거진의 창립자이자 편집장인 김홍균입니다. 약 1만 명 정도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고, 월 200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는 영세한 인플루언서입니다. 아, 본업은 아닙니다. 제가 쉬는 방식이에요.
제 본업은, 디마이너스원이라는 광고회사의 카피라이터입니다. 빙그레 <처음 입는 광복>, 초록우산 <생명을 지키는 영수증>, 롯데칠성음료 <아이시스는 사라지는 중> 등의 캠페인을 기획하고 카피라이팅 했어요. 출근해서는 카피라이터로 글을 쓰고, 퇴근해서는 로컬매거진의 에디터로 글을 써요. 세계관이 확장된 거죠. 하루 24시간 온통 텍스트로 가득한 세상에서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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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편집장이 되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저는 당최 쉴 줄을 모르는 사람이었습니다. 퇴근 후 씻을 때도, 지하철에서도 카피와 아이디어 생각에 OFF 버튼은 고장난 지 오래였습니다. 게다가 취미도 없던 무색무취한 사람이라, 쉬는 날이 주어지면 오히려 당황하곤 했습니다. '남들처럼 여행을 가야 하나? 영화라도 봐야 하나?' 제게 쉼은 휴식이 아니라 또 다른 숙제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 여느 때와 같은 점심시간.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손꼽히는 라멘 전문점들부터 르꼬르동블루 출신 파티쉐의 베이커리까지 우리 동네는 분명 경쟁력이 있는데 왜 성수처럼 유명하지 않을까? 그때 마침 제 갤러리엔 망원동에서 점심을 먹으며 찍은 음식 사진들이 수두룩 쌓여있었습니다. 내가 카피라이터라 글을 쓸 줄 아니까 이 사진들을 가지고 나만의 관점으로 매거진을 만들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렇게 우리 동네 소상공인분들을 도와드려보자는 마음으로, 인스타 계정 하나를 만들게 됩니다. 처음에는 번거로운 ‘일’을 하나 더 추가하는 건가 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게 저만의 ‘쉬는 법’이 될 지 그때는 몰랐거든요. 일단, 이름은 망원동을 보는 눈이라 ‘망원경’이라 짓고, 제게 편집장이라는 거창한 이름도 선물해주었습니다. 뭔가 멋져 보였습니다. 2년을 꼬박 운영했습니다. 그랬더니 이제는, 세상에 하나 뿐인 저만의 취미가 되었습니다. 퇴근 하고 나면, 카피라이터라는 정체성을 확장해, 내가 사랑하는 동네를 알리는 편집장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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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지 않고, 놀고 있습니다
퇴근 후, 편집장으로 다시 출근하니, 일을 하루종일 하는 거 아니냐구요? 그렇게 보실 수도 있어요. 역시나 사람들은 제게 대체 넌 언제 쉴거냐고 물어봅니다. 하지만, 저는 조금 다른 시선을 가져보기로 했어요. 출근이 아닌거죠. 내가 가진 좋은 소프트웨어를 확장해보고, 낯선 글을 써보는 일종의 ‘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노는 것도, 게임도, 운동도 성과가 보여야 즐겁잖아요. 그래서, 저도 처음에는 마냥 즐겁지만은 않았어요. 당연하게도 제 매거진 계정을 아무도 안봐줬거든요. 조회수가 100도 안되기 일쑤였죠. 그런데, 2년을 꼬박 열심히 하다보니 200만뷰 돌파, 팔로워 1만명 돌파라는 성과가 생겼어요.
최근에는 광고도 받아 아주 작게 수익도 생겼구요. 그 수익의 일부를 마포 복지재단에 기부하기도 했습니다. 평소에 회사에서는 TV/디지털 매체의 리포트를 통해서 결과를 봐왔었는데, 실시간으로 올라가는 인게이지 데이터를 직접 보며 성과를 개선하는 경험을 해보니 도파민 터지는 날들을 보냈습니다. 희열을 느꼈고, 더 잘하고 싶어졌습니다. 그게 저에겐 게임이고 스포츠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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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너머에서 얻은 진짜 자산들
그런데 제가 진짜 얻은건, 정량적인 지표들 뿐만이 아니었어요. 편집장으로서 회사에서는 써보지 못한 화법으로 글을 쓸 수 있었고,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주도권이 있다보니 회사에서는 충족하지 못한 부분들을 채울 수 있었습니다. 솔직한 심경으론, 약간의 해방감이 들기도 했고요. 또, 어떤 사장님의 매출을 올리는데 도움을 드려 감사 인사를 받으니 뿌듯하기도 하고, 사장님의 마지막 영업소식을 함께 전하면서 아쉬워하기도 해보고, 눈물도 흘려봤습니다. 살아보지 않은 누군가의 인생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들. 그렇게 꼬박 2년 동안 망원동의 사람들과, 이야기들과, 수많은 추억들과 함께해왔습니다. 그게 저에겐 영화고, 드라마였습니다. 돌아보니, 아까 이야기했던 지표 상의 성과가 없었어도 저는 즐거웠을 것 같네요. 작고 영세하지만,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어보면서 느끼는 소중한 감정자산들은 어디서도 얻을 수 없는 것이었거든요.
최근에는,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있어요. 사람들을 모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먼저, 망원동 마을회관 컨셉의 오픈채팅방을 운영하고 있어요. 500명 정도의 사람들이 모여 망원동의 숨겨진 맛집부터, 수선집 정보까지 다양한 정보를 나누고 있어요. 그리고, 오프라인으로는 망원동을 기점으로 하는 여러 가지 프로젝트들을 진행했고, 또 준비하고 있습니다. 책읽으면서 파스타 먹는 모임, 고향이 지방인 사람들을 위한 상경인 모임을 주최했습니다. 브랜드, 아티스트들과의 콜라보도 준비중에 있어요. 2년 전의 작은 용기가,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능동적 취미로 확장된거죠. 망원동을 기점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만나고, 나누며 더 많은 이야기들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하는 하나의 로컬 플랫폼이 되고 싶어요.
나만의 쉼을 찾았다는 기쁨
그렇게 저는, 저 멀리 떠나는 비행기 티켓이 아니라, 대형 스크린이 있는 영화관이 아니라, 매일 걷는 익숙한 망원동 골목길에서 저만의 쉼을 찾았습니다. 아주 가까운 곳에서 내가 무엇에 기뻐하고 슬퍼하는지,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 내 솔직한 모습들을 마주할 수 있게 되었고, 그러한 과정에서 비로소 나를 단단하게 찾음으로써 일상의 피로를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프랑스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이렇게 얘기하죠. ‘진정한 탐험의 여정은 새로운 경치를 찾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각으로 보는 것에 있다’. why 없이 떠나 피곤하기만 했던 여행 대신, 아주 가까운 곳에서 나의 내면을 단단하게 만들며, 외연을 확장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이런 감정과 경험들은 저한텐 굉장히 소중한 자산이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것들이 다시 카피라이터라는 제 본업으로 선순환하게 되었거든요. 카피라이터로서 정해진 공간안에 글을 쓰는 것을 넘어서, 편집장으로서 사람들을 만나고, 자유롭게 발상하다보니 찾아오는 새로운 시선과 배움이 있었습니다. 그것들이 다양한 삶의 맥락을 이해하고, 결과적으로 다양한 캠페인 스토리텔링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좋은 아이디어를 내는 것을 넘어, 최근에는 아시아 최대 광고제인 SPIKES ASIA에서 Gold하나 Bronze 하나와 함께 Agency of the year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업에서의 좋은 성과로도 이어진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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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춤도 인생의 일부라는 마음으로
제가 찾은 저만의 진짜 쉼은, 나의 쓰임을 더 확장해 보는 것이었습니다. 쉼은 자고로 멈춰야 한다. off 해야 한다. 떠나야한다와 같은 ‘쉼’이라는 단어가 가진 고정관념과 강박이 있죠. 저는 그것으로부터 벗어났을 때 비로소 쉴 수 있게 된 거 같습니다. 어디서 봤었는데 발레에서는, 잠시 멈추는 동작조차도 발레의 일부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쉼도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누군가에게 중요한 이야기를 할 때 잠시 숨을 고르는 것처럼, 그리고 그다음에는 더 큰 임팩트의 이야기가 나오는 것처럼. 제게 쉼은 일시적 멈춤 그 자체가 아니라, 나의 인생 전반을 위한 조화로운, 연속성 높은 행동일 뿐인거라고 생각해요.
소재가 꼭 매거진이거나 글이거나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저는 직업이 광고회사의 카피라이터라, 글을 쓰는 게 제 일상이에요. 제가 가진 코어를 매거진 에디터라는 다른 세계로 확장 한 것일 뿐이죠. 저는 우리 모두가 안 가본 영역을 가볼 수 있는 티켓 같은걸 가지고 있지만, 아직 티켓을 쓰지 않고 있다고 생각해요. 쉬워요. 저마다가 가진 그 코어의 무언가를 다른 공간과 세상으로 확장하면 됩니다. 일이 늘어나는게 아니라, 나를 확장한다는 생각으로 한번 시도해보세요. 성과를 내지 못해도 괜찮아요. 포기만 하지 않는다면, 분명 큰 보람과 배움 그리고 쉼이 있을거예요. 이 글을 읽고 도전하는 모든 이들에게, 큰 행운이 따르기를 바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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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셨어요?
자기의 코어를 확장해서 나를 더 많은 세상에서 쓰이게 해보자는 말, 너무 멋있지 않나요? 김홍균 편집장의 글을 읽으며 내내 고개를 끄덕였고, 형광펜으로 줄을 치며 읽었어요. 배울 점이 정말 많았습니다. 나한테도 이런 존재가 있는지도 돌아보게 되었어요. 그리고 이내, 내게는 클럽BCP가 있고, 이 일로부터 굉장한 자유로움과 안정감을 느끼고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늘, "인생의 핸들을 내가 쥐고 가고 싶다"는 말을 하는데요, 그 감각을 클럽BCP가 주고 있는 것 같아요. 졸고를 늘 꼼꼼히 읽어주시는 구독자님들의 존재가 제게는 선물이고 감사이고 기적입니다. 더 도움이 될 수 있는 글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갑자기 인사..^^;)
기쉬쉬기에 보내주시는 응원이 기대 이상입니다. 벌써 3호 인터뷰까지 마쳤어요. 3호의 주인공은 제가 애정하는 기획자 후배이자, 한때 제가 몸담았던 회사의 수퍼 루키, 그리고 단단한 세계관을 지녀 지켜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의지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분입니다. 그녀의 쉬는 시간은 어떤 생각과 일로 채워져 있는지, 어떤 쉼을 기획하는 사람인지 - 기쉬쉬기 3호를 통해 들려드릴께요.
모쪼록 이번 주말, 나에게 좋은 쉼을 기획해보시길 바라며-
Positively Yours,
이나연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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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노트, 어떠셨어요? 의견이 있다면 아낌없이 들려주세요. [의견 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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