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BCP note_06] February 26 20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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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방향성 회의를 할 때 이런 대화를 나눠본 적, 자주 있으실겁니다. "좀 더 힙하게 가자", "여기서 좀더 프리미엄 해질 수 있을까?", "Gen-Z 감성을 넣어봐" 등등. 그런데, 그런 생각 해본 적 있으신가요? 누군가는 '힙'을 듣고 젠틀몬스터의 파격을 떠올리고, 다른 누군가는 무신사의 스트리트 감성을 떠올리는 등, 대화를 나누고 있는 사람들 각자 떠올리는 이미지가 전부 다를 수 있다는 점 말입니다. 이처럼 같은 단어를 공유하면서도 각자의 해석이 다르다면, 우리는 실상 전혀 다른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과 다름 없겠지요.
약 30년 전, 스탠퍼드의 한 연구자는 이 지점에서 핵심을 꿰뚫어 보았습니다. 브랜드의 격Personality을 논하기에 앞서, 우리에게는 무엇보다 합의된 '공통의 언어'가 필요하다는 사실말이죠. 그녀의 이름은 제니퍼 아커Jennifer L. Aaker (이름에 힌트가 있죠?). 그녀가 정립한 이 언어 체계는 지금 이 순간에도 전 세계 브랜드 실무자들의 회의실에서 이정표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녀의 발제를 같이 살펴보고, 2026년 한국 브랜드 맥락에 맞는 새로운 기준점을 제안하려 합니다. 오늘 노트를 통해, 우리 브랜드의 방향을 잡아줄 유용한 통찰 하나를 얻어가시길 바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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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nd Personality
인격 없는 브랜드는 기억되지 않는다.
1997년, Jennifer L. Aaker는 Journal of Marketing Research에 한 편의 논문을 발표합니다. 제목은 “Dimensions of Brand Personality.” 브랜드 경영의 아버지라 불리는 David A. Aaker의 딸이기도 한 그녀는, 아버지가 펼쳐놓은 브랜드 자산Brand Equity이라는 큰 프레임 위에 하나의 결정적인 질문을 제기합니다.
“소비자는 브랜드를 하나의 인격체로 인식한다. 그렇다면 그 인격을 측정하고 관리할 수 있는 체계적인 방법은 없는가?”
물론, 이전에도 마케터들은 직관적으로 나이키는 ‘도전적인 사람’ 같고, 홀마크는 ‘따뜻한 사람’ 같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직관을 전략으로 전환할 도구가 없었죠. Aaker는 심리학에서 인간의 성격을 설명하는 Big Five 모델에서 영감을 받되, 브랜드를 설명하는 데에 더 적합한 독자적인 차원을 대규모 소비자 조사를 통해 귀납적으로 도출해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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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의 세 차원은 인간 성격의 Big Five와 어느 정도 대응되지만, Sophistication과 Ruggedness는 인간 성격 모델에는 없는 브랜드 고유의 차원입니다. 소비자가 브랜드를 바라보는 방식이 사람을 바라보는 방식과 비슷하면서도 다르다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보여준 것이죠.
이 논문은 이후 마케팅 분야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논문 중 하나가 되었고, 브랜드 포지셔닝, 커뮤니케이션 기획, 브랜드-소비자 관계 연구 전반의 기초 언어를 만들어냈습니다. 이 연구의 Kick은 "소비자가 브랜드의 인격을 인식하는 순간, 그 관계는 사람 사이의 관계와 동일한 심리적 메커니즘을 따르기 시작한다는 것"을 발견했다는 점에 있습니다. 우리가 진정성 있는 사람에게 신뢰를 느끼고, 유쾌한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고, 확신에 찬 사람에게 존경을 느끼듯, 소비자는 브랜드에 대해서도 정확히 같은 감정적 반응을 보인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밝혀낸 것이죠. 이전까지는 브랜드 인격을 설계한다는 것은 소비자에게 좋은 인상을 주는 일 정도로 여겨졌었는데, 이 논문 이후로 브랜드 인격 설계는 우리가 소비자와 어떤 성격의 관계를 맺을지를 결정하는 행위라는 인사이트가 브랜드 실무계에 던져진 겁니다.
흥미로운 지점이 두 가지 더 있습니다.
첫째, 브랜드 인격은 제품 카테고리에 종속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같은 카테고리 안의 브랜드들이 전혀 다른 인격을 가질 수 있고, 전혀 다른 카테고리의 브랜드들이 놀라울 만큼 같은 인격을 공유하기도 합니다. 이것은 뒤에서 K 브랜드들을 유형화할 때 더 선명하게 드러나겠지만, 어쩌면 여러분들의 브랜드가 진짜 경쟁하고 있는 상대는 같은 카테고리에 있는 브랜드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소비자의 머릿속에서 같은 인격적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전혀 다른 업종의 브랜드일 수 있다는 겁니다.
둘째, 인격의 각 차원은 서로 독립적이어서 한 차원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다고 다른 차원까지 올라가지 않더라는 사실입니다. 오히려 하나의 인격이 뚜렷한 브랜드일수록, 다른 차원에서는 상대적으로 약한 경향을 보인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이건 회의실에서 자주 듣는 "우리 브랜드를 혁신적이면서 동시에 따뜻하고, 세련되면서도 친근하게" 식의 주문이 왜 구조적으로 작동하기 어려운지를 설명해주는 지점입니다. 모든 성격을 다 갖고 싶어하는 브랜드가 결국 어떻게 되는지, 여러분도 직감적으로 알고 계실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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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sumer Perception
거울은 소비자가 들고 있다.
이론적 프레임 워크가 아무리 정교해도, 실무자에게 중요한 건 하나입니다. 그래서 이것이 우리 브랜드에게 왜 중요하고, 앞으로 무얼 하면 되는가. Brand Personality가 커뮤니케이션 기획자와 브랜드 매니저에게 중요한 이유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진단 도구로서의 가치
많은 브랜드가 자기 선언과 소비자 인식 사이의 괴리를 인식하지 못한 채 커뮤니케이션합니다. 내부에서는 "우리는 혁신적이고 역동적인 브랜드"라고 정의해놓고 캠페인을 집행하는데, 소비자는 그 브랜드를 "믿을 만하고 성실한 브랜드"로 인식하고 있는 경우가 실제로 흔하기도 하죠. Aaker의 프레임 워크는 "우리 브랜드가 사람이라면 어떤 사람인가"를 소비자에게 물어봄으로써, 기능적 속성이나 만족도 조사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감정적·관계적 차원의 브랜드 위치를 파악하게 해줍니다.
그리고 그 진단이 선행되어야, "이 인격을 살릴 것인가, 바꿀 것인가"라는 전략적 의사결정이 가능해집니다. 소비자의 인식이 사업 방향과 부합한다면 그 결을 따라가면 되고, 맞지 않는다면 의도적으로 재설계해야 합니다. 후자는 훨씬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드는 작업이지만, 적어도 그 판단의 출발점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둘째, 감정적·관계적 차원이 중요한 이유
성숙한 시장에서 제품 간 기능적 차이는 점점 줄어듭니다. 스마트폰, 자동차, 커피, 화장품 등, 어느 카테고리든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은 이미 대부분의 브랜드 모두 충족해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소비자들은 여전히 특정 브랜드를 강하게 선호하고, 때로는 기능적으로 열등한 브랜드를 고집하기도 합니다.
이 격차를 설명하는 것이 바로 브랜드 퍼스널리티입니다. 소비자가 특정 브랜드 인격에 끌리는 이유는, 그 브랜드의 인격이 자신이 되고 싶은 모습이나 자신이라고 믿는 모습과 맞닿아 있기 때문입니다. 파타고니아를 입는 사람은 기능성 아웃도어 의류가 필요해서만이 아니라, "나는 환경을 생각하고 진정성 있는 삶을 추구하는 사람"이라는 자기 서사와 그 브랜드의 인격이 공명하기 때문에 선택한다는 것이죠. 기능적 차원은 소비자가 브랜드를 고려군에 넣게 만들고, 감정적·관계적 차원은 소비자가 그 브랜드를 선택하고 계속 돌아오게 만드는 요인이 됩니다.
셋째, 커뮤니케이션의 필터가 된다
실무자 입장에서 가장 즉각적인 가치가 여기에 있습니다. 브랜드 퍼스널리티가 명확하면, 새로운 캠페인이나 콘텐츠를 기획할 때 "이것이 우리 브랜드의 인격에 맞는 말투와 행동인가?"라는 질문이 유용한 필터가 되어줍니다. 이 필터가 없으면 캠페인마다 톤이 달라지고, 톤이 달라지면 소비자 머릿속의 브랜드 상이 흐려지며, 결국 어떤 감정적 연결도 축적되지 않게 됩니다.
"먼저 거울을 보고(소비자 인식 진단), 거울 속 모습을 가꿀지 변신할지를 결정하고(전략), 그 결정에 맞게 모든 표현을 통합한다(integrated communication)", 이것이 Brand Personality라는 개념이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기획자들에게 제공해주는 실무적 팁입니다.
괴리를 방치하면 벌어지는 일
한때 “합리적이고 스마트한 소비”라는 인격으로 성장한 브랜드가 있다고 해봅시다. 이 브랜드가 프리미엄 시장에 진출하면서 갑자기 럭셔리한 톤의 캠페인을 집행하게 되면 소비자는 혼란을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이 브랜드가 원래 이랬나?” 한두 번은 넘어가지만, 이런 불일치가 반복되면 소비자 머릿속에서 브랜드의 인격 자체가 흐려지기 시작합니다.
흐려진 인격에는 감정적 연결이 붙지 않습니다. 위에서도 이야기했듯, 소비자는 브랜드의 인격이 자신의 정체성과 공명할 때, 그 브랜드를 선택하고 충성심도 갖게 됩니다. 그런데 인격이 흐릿한 브랜드에는 공명할 대상 자체가 없습니다. 남는 것은 기능과 가격뿐이고, 결국 그 브랜드는 가격으로만 경쟁해야 하는 자리로 밀려나게 되죠.
일관성은 ‘똑같음’이 아니다
브랜드 인격의 일관성 문제는 대형 캠페인에서만 발생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일상적인 접점에서 더 빈번하게, 그리고 더 치명적으로 나타납니다. 인스타그램에서는 감각적이고 힙한 톤으로 소통하는 브랜드가, 카카오톡 고객 상담에서는 판에 박힌 공문체로 응대한다고 생각해보세요. 각각의 접점을 담당하는 팀이 다르고, 공유하는 브랜드 인격 기준이 없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입니다. 소비자는 채널별로 브랜드를 분리해서 인식하지 않습니다. “이 브랜드는 인스타에서 보던 그 브랜드가 맞나?”라는 의문이 생기는 순간, 신뢰가 갉아먹히기 시작합니다.
토스는 이 점에서 좋은 대비가 됩니다. 보통 금융 카테고리 브랜드들은 전통적으로 권위적 유능함의 인격을 취합니다. 정장을 입고, 전문 용어를 쓰고, 신뢰를 거리감으로 표현하는 방식이죠. 토스는 같은 금융이면서 완전히 다른 인격을 선택했습니다. “얼마를 보낼까요?”, “이번 달 얼마 벌었어요”처럼 기능적으로는 고도로 유능하지만, 그 유능함을 전문가의 권위가 아니라 친구의 다정함으로 표현합니다. Aaker의 프레임으로 보면 Competence의 본질에 Sincerity의 톤을 입힌 것이고, 이 조합이 토스만의 고유한 인격이 되고 있는 것이죠. 중요한 것은, 이 인격이 앱 UI의 문장, 푸시 알림, 고객 응대, 채용 페이지까지 모든 접점에서 흔들리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똑똑하지만 쉽게 말하는 사람”이 어디서든 그 사람답게 행동한다는 점이, 토스를 물리적인 브랜드를 넘어 인격을 가진 파트너로 여겨지게 하는 데에 한몫 하고있습니다.
결국, 모든 접점에서 일관된 인격을 유지한다는 것은 “똑같은 말을 반복한다”는 뜻이 아니라 같은 사람이 상황에 맞게 다른 말을 하되, 그 사람답다는 느낌은 유지되는 것을 말합니다. 토스가 앱에서 하는 말과 채용 페이지에서 하는 말은 다르지만, 둘 다 “토스답다”고 느껴지는 것 처럼 말이죠. 이것이 브랜드 인격의 일관성이 실무에서 의미하는 바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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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ker의 5차원은 1990년대 미국 소비자와 브랜드를 대상으로 도출된 것입니다. 시대와 문화권이 달라지면 차원 또한 달라지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겁니다. 실제로, Aaker 본인이 후속 연구(Aaker, Benet-Martínez & Garolera, 2001)에서 일본과 스페인 소비자를 대상으로 같은 조사를 했을 때, 미국의 5차원과 다른 차원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일본에서는 Peacefulness(평화로움)가, 스페인에서는 Passion(열정)이 독자적 차원으로 나타났고, 미국의 Ruggedness는 두 문화 모두에서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문화가 다르면 결과가 다르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특정 문화에서 독자적으로 나타나는 인격 차원이야말로, 그 시장에서 가장 강력하게 작동하는 감정적 레버라는 뜻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이런 질문을 한번 풀어가보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2026년, 한국의 브랜드 씬에서는 어떤 인격 차원이 작동하고 있을까?"
이 질문의 답을 찾아가기 위해 캐릿, 폴인, 롱블랙, 보그, 에스콰이어 등 국내 주요 미디어에서 최근 3년간 주목한 대한민국 태생의 브랜드들을 펼쳐 놓고, 아래 세 가지 기준을 가지고 최종 44개 브랜드를 선별했습니다. 첫째, 자기 카테고리에서 소비자의 기대와 경험의 기준을 바꾸고 있는 브랜드일 것. 둘째, 대한민국의 라이프스타일 지형 — 먹고, 입고, 마시고, 머무르고, 소비하는 방식 — 을 실질적으로 그려나가고 있는 브랜드일 것. 셋째, 글로벌 시장에서 ‘K’를 대표하는 영향력을 갖고 있거나, 그 궤도 위에 있는 브랜드일 것. 패션, 뷰티, F&B, 테크, 금융, 유통, 공간, 문화까지 카테고리를 폭넓게 아우른 것은, 브랜드 인격이라는 것이 특정 산업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서이기도 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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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BCP 가 최종 선정한 브랜드 리스트>
젠틀 몬스터, 템버린즈, 컬리, 무신사, 아누아, 누데이크, 쿠팡, 당근, 슈퍼말차, 29CM, 마이노멀, 불닭, 챕터원, 국립중앙박물관, 메디큐브, 조선미녀, 우영미, Adererror, 제네시스, 카멜커피, 참이슬, 신라면, 토스, 갤럭시, 현대카드, 스테이폴리오, 신라호텔, 오늘의집, 캐치테이블, 세포랩, 올리브영, 달바, Martin Kim, SAY TOUCHE, 메디힐, 민음사, 성심당, 마르디 메크르디, 위글위글, 포토이즘, 리쥬란, 앤더슨벨, 지용킴, 희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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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미디어에 드러난 이미지, SNS 포스팅, 댓글, 실제 대면에서 얻은 평가 등을 기반으로 이 브랜드들이 소비자에게 보여주는 인격적 특성의 귀납적 유형화를 시도했고, 8개의 차원을 찾아냈습니다. Aaker의 첫 발제로부터 30년 가까이 지났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다양해지는 라이프 스타일이 브랜드 마켓의 세포분열을 촉발한 지금, 인격의 결이 더 세밀하게 갈라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일 겁니다.
물론 정밀한 분석을 하려면 정확한 브랜드 추출 기준과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는 소비자 인식 조사를 해야 하지만.. ! 클럽 BCP 노트에서는 이 논의가 유의미한 논의인지, 그리고 실무적인 지침을 주는 결과를 낼 수 있을지 파일럿 테스트를 해보는 차원으로 접근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니 이 8개의 유형은 K 브랜드들이 대략 어떤 좌표를 가지고 있는지를 가늠해보는 데에는 유용하겠습니다만, 대한민국의 모든 브랜드를 다 설명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보완이 필요하다는 점을 주지하시고 K 브랜드들의 퍼스널리티를 계속해서 같이 살펴봐주세요. 자, 동시대 K 브랜드들의 첫번째 인격 유형부터 소개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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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거침없는 감각주의자
Bold Sensualist
젠틀몬스터 · 누데이크 · Adererror ·
지용킴 · 불닭 · 위글위글
과감한, 예측불가한, 자극적인
안전한 선택을 하지 않고, 감각의 기존 문법을 거침없이 넘어서는 사람. 이 인격 안에는 젠틀몬스터·지용킴의 압도적 강렬함부터 Adererror·위글위글의 기묘한 장난기까지 스펙트럼이 존재합니다. 공통점은 “예측 가능한 것을 견디지 못한다”는 것. 이 사람 앞에서 지루할 일은 없을것 같아요.
Aaker의 Excitement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Aaker가 말한 Excitement는 “활기차고 상상력이 풍부한" 수준보다 훨씬 더 나아가 "감각적 위반과 과감함"을 핵심으로 삼습니다. Aaker의 Excitement가 파티에서 분위기를 띄우는 사람이라면, 이 유형은 파티의 규칙 자체를 바꿔버리는 사람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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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유쾌한 무드 메이커
Cheerful Mood-Maker
Martin Kim · 마르디 메크르디 ·
슈퍼말차 · 포토이즘 · 오늘의집
유쾌한, 화사한, 다정한
곁에 있으면 일상이 한 톤 밝아지는 사람. 01번 유형처럼 자극적이지 않지만, 분명한 긍정의 에너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사람의 무기는 도발이 아니라 환기입니다. 긴장을 풀어주고, 만나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Aaker의 Excitement가 가진 밝은 에너지와 Sincerity의 따뜻함이 겹치는 교차점입니다. Aaker의 5차원은 이 두 성격을 별개의 축으로 놓았지만, K-브랜드 씬에서는 “유쾌하면서 동시에 진정성 있는” 성격이 하나의 독자적 유형으로 존재하는 듯 합니다. Aaker의 프레임으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시대적으로 새로운 차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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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과묵한 장인
Quiet Craftsman
우영미 · 제네시스 · 국립중앙박물관 ·
신라호텔 · 민음사
과묵한, 묵직한, 깊은
말보다 결과물로 말하는 사람. 이 사람의 깊이는 말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결과물에서, 공간에서, 축적된 시간에서 자연스럽게 배어납니다. 알아보는 사람만 알아봐도,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Aaker의 Sophistication의 한국적 변주입니다. 다만 Aaker의 Sophistication이 “매력적이고 상류층적인” - 즉 빛나는 품격이라면, 이 유형의 핵심은 절제와 여백, 장인적 깊이- 스며드는 품격에 있습니다. 화려함이 빠지고 내공이 그 자리를 채운, Sophistication의 깊이(depth) 방향 변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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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실용적인 취향가
Sensable Taste-Maker
템버린즈 · 앤더슨벨 · SAY TOUCHE ·
29CM · 챕터원 · 카멜커피 ·
스테이폴리오 · 캐치테이블
선명한, 폭넓은, 감각있는
취향이 선명한데 관심사는 다양한 사람. 03번과 비슷해 보이지만 무게감이 다릅니다. 03번이 묵직한 내공이라면, 이 사람은 산뜻하지만 분명한 감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무심한 듯하지만 모든 디테일에 높은 안목이 심어져 있고, 실생활을 바라보며 취향을 펼치는 사람. “그거 어디 거야?”라는 질문을 자주 받기도 하는 사람입니다.
이것도 Aaker의 Sophistication의 변주이지만, 03번과는 다른 방향입니다. 03번이 Sophistication을 깊게 파고든 쪽이라면, 이 유형은 Sophistication을 은은하면서도 실용적으로 풀어낸 쪽입니다. Aaker의 원래 Sophistication은 이 두 갈래를 구분하지 않았지만, 한국 브랜드 씬에서는 “묵직한 품격”과 “실용 감각”이 분명히 다른 인격으로 작동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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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꾸밈없는 본질주의자
Honest Essentialist
마이노멀 · 아누아 · 달바 ·
희녹 · 컬리 · 조선미녀
솔직한, 꾸밈없는, 담백한
포장을 믿지 않는 사람. 본질이 좋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것이 가장 설득력 있다는 것을 압니다. 화려한 프레젠테이션 대신 성분표 하나를 내미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Aaker의 Sincerity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정직하고, 건전하고, 진정성 있는” 등, Aaker가 말한 Sincerity의 핵심이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 다만 Aaker의 Sincerity가 따뜻한 진정성에 무게를 뒀다면, 이 유형은 차가울 정도로 솔직한 진정성입니다. 감정에 호소하지 않고, 사실로 말합니다. Sincerity의 한국적 진화이자 “가심비”의 인격화로 볼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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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논리적인 전문가
Logical Expert
메디큐브 · 세포랩 · 리쥬란 · 메디힐
논리적인, 확신에 찬, 전문적인
근거 없이 말하지 않는 사람. 05번의 “솔직함”과 겉으로는 비슷해 보이지만, 체감 온도가 다릅니다. 05번이 “불필요한 걸 빼는 사람”이라면, 이 사람은 “필요한 근거를 쌓아올리는 사람”입니다. 자기가 맞다는 것을 알고 있고, 그것을 증명할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Aaker의 Competence의 정통적 계승하는 유형이기도 합니다. “신뢰할 수 있고, 지적이고, 성공적인” - Competence가 가장 직접적으로 발현된 유형이죠. 다만 Aaker가 예시로 든 CNN, IBM이 기관적 권위에 기반한 Competence라면, 이 유형은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Competence에 가깝습니다. 권위의 원천이 “우리는 오래되고 크다”에서 “우리는 데이터가 있다”로 이동해온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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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변하지 않는 이웃
Timeless Neighbor
당근 · 참이슬 · 쿠팡 · 신라면 · 성심당
편안한, 한결같은, 든든한
특별해지려는 욕심이 없고, 그래서 오히려 대체 불가능한 사람. 오래 알아온 동네 친구, 매일 가는 단골집, 냉장고에 항상 있는 것. 이 사람의 가장 큰 미덕은 쉬이 변덕을 부리지 않는다는 점, 또 우리 곁을 쉽게 떠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이 차원은 Aaker의 5차원 어디에도 명확히 대응하지 않는 차원입니다. Sincerity와 가장 가깝지만, Aaker의 Sincerity가 “정직하고 진정성 있는”이라면, 이 유형의 핵심은 정직함이 아니라 항상성(constancy)에 있습니다. 변하지 않음, 늘 거기 있음, 일상의 일부가 됨 등 한국적 ‘정(情)’의 문화와 일상 저변 인프라가 결합된 한국 고유의 인격 차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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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주관이 뚜렷한 게임체인저
Decisive game-changer
토스 · 현대카드 · 갤럭시 ·
무신사 · 올리브영
확신에 찬, 독자적인, 쉽게 휩쓸리지 않는
남의 규칙을 따라하기 보다 자기의 방식대로 길을 만드는 사람. 독자적인 문법이 있고, 그 문법이 더 낫다는 것을 결과로 증명합니다. 01번 “거침없는 감각주의자”와 혼동될 수 있지만, 01번의 에너지가 감각적 영역에서의 과감함이라면, 이 유형의 에너지는 시스템적 영역에서의 확신입니다. 01번이 “이게 예술이야”라면, 이 유형은 “내 방식대로 할께”입니다.
Aaker의 Competence에서 출발하지만, 06번 “논리적인 전문가”와는 방향이 다릅니다. 06번이 기존 시스템 안에서 근거로 유능함을 증명하는 Competence의 정통적 계승이라면, 이 유형은 관성을 따르지 않고, 자기 시스템을 만드는 Competence의 파괴적 변주입니다. 여기에 Aaker의 Ruggedness가 가진 “터프함, 타협하지 않음”의 에너지가 겹쳐 있기도 합니다. 아웃도어적 남성성이었던 Ruggedness가, 이 유형에서는 “자기 방식에 대한 확신에 찬 고집”으로 변환된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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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ker의 5차원과의 전체 대응을 조감해보면 이렇습니다. Aaker의 Excitement는 감각적 선넘기를 내달리는 “거침없는 감각주의자”와 따뜻한 품성이 섞인 “유쾌한 무드메이커”의 두 갈래로 분화했습니다. Aaker의 Sophistication도 묵직한 깊이의 “과묵한 장인”과 절제된 감각의 “실용적인 취향가”로 갈라졌습니다. 두 갈래 공히 서구적 글래머는 빠지고 동양적 절제가 자리를 채운 것이 공통점입니다. Aaker의 Sincerity는 “꾸밈없는 본질주의자”로 계승되었지만, 따뜻함 대신 차가운 솔직함이 핵심이 되었습니다. Aaker의 Competence는 과학적 근거의 “논리적인 전문가”와 시스템을 바꾸는 “주관이 뚜렷한 게임체인저”로 나눠졌습니다. Aaker의 Ruggedness는 독자적 차원으로는 소멸했지만, “주관이 뚜렷한 게임체인저”의 에너지 안에 변환된 형태로 살아 있습니다. 그리고 Aaker에 없는 완전히 새로운 차원이 하나 발견되었습니다. “변하지 않는 이웃.” 유형인데요, 이것은 한국의 ‘정(情)’ 문화와 일상 밀착성이 결합된, 서구 프레임으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한국 고유의 인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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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유형화를 어떻게 쓸 것인가
여기서 한 가지 분명히 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이 8차원은 “여기에 속해야 한다”는 처방이 아닙니다. Jennifer Aaker가 5차원을 만든 목적은 브랜드를 단순히 브랜드를 구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공통 언어를 만들기 위해서 였습니다. 유형화 이전에는, “우리 브랜드는 세련됐어”라고 말할 때 그것이 상류층적 매력인지, 지적 신뢰감인지, 장인적 깊이인지 구별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차원이라는 좌표계가 있어야 “우리 브랜드는 지금 여기에 있고, 저기로 가고 싶다”를 팀 안에서 공유할 수 있습니다.
K-Brand Personality 8차원도 같은 목적으로 제안합니다. 이 좌표계 위에 여러분의 브랜드를 올려놓아 보세요. 확인해야 할 것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우리 브랜드는 여덟 가지 중 어디에 가까운가. 혹은 여러 차원에 걸쳐 있는가. 01번 “거침없는 감각주의자” 안에서도 젠틀몬스터의 강렬함과 위글위글의 장난기 사이에 넓은 스펙트럼이 있듯, 하나의 차원 안에서도 자기 브랜드만의 위치를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둘째, 같은 카테고리의 경쟁 브랜드는 어디에 있는가. 같은 차원에 몰려 있다면 소비자 머릿속에서 구별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부분의 은행이 “과묵한 장인”의 인격을 취할 때 토스가 “주관이 뚜렷한 게임체인저”라는 전혀 다른 차원을 선택한 것처럼, 우리 만의 인격을 선명하게 세워두면 차별화의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셋째, 여덟 가지 어디에도 정확히 맞지 않는다면, 그것이야말로 의미 있는 발견일 수 있습니다. Aaker의 원래 5차원에 없던 “변하지 않는 이웃”이 한국 브랜드 씬에서 새로 발견된 것처럼, 우리 브랜드가 기존 유형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면 아직 이름 붙여지지 않은 새로운 인격 차원을 개척하고 있다는 뜻일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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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적용해보셨으면 하는 것
이 글을 읽고 당장 브랜드 퍼스널리티 조사를 발주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괜찮습니다. 아래 순서를 따라가 보시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첫걸음이 됩니다.
Brand Personality 자가 점검 — 4단계
1. 내부 인식 수렴: 팀원 각자에게 “우리 브랜드가 사람이라면 어떤 사람인가요?”를 물어보세요. 성격, 말투, 옷차림, 취미 등 무엇이든 좋습니다. 팀 내에서 답이 일치하지 않는다면, 그 불일치 자체가 첫 번째 발견입니다.
2. 소비자 인식 대조: 고객 리뷰, SNS 멘션, CS 문의 내용을 모아 소비자가 우리 브랜드를 묘사하는 형용사들을 뽑아보세요. 내부 인식과 어디가 같고 어디가 다른지 비교하는 것이 진단의 핵심입니다.
3. 전략적 판단: 소비자가 인식하는 인격이 사업 방향과 맞는가? 맞다면 그 결을 강화하세요. 맞지 않다면, 바꿔야 할지 혹은 소비자의 인식 속에 예상치 못한 기회가 있는지를 판단해보세요.
4. 커뮤니케이션 필터 적용: 합의된 브랜드 인격을 기준으로, 현재 진행 중인 캠페인과 콘텐츠를 다시 보세요. “이 말과 이 비주얼은 우리 브랜드의 인격에 맞는 행동인가?” 이 한 문장이 가장 실용적인 필터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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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과 같이, Jennifer A. Aaker의 Brand Personality 논문을 기반으로 2026년 현재 K 브랜드의 8가지 차원의 인격 유형까지 살펴봤습니다. 그녀의 논문이 27년이 지난 지금도 유효한 이유는, 그녀가 제시한 것이 규격화된 답이 아니라 좋은 질문이기 때문일겁니다.
Brand Personality는 제가 좋아하는 주제이자 석사 논문의 토픽으로도 삼았던 브랜드 관리 프레임이에요. 이 이야기를 클럽 BCP 노트를 빌어 나눌 수 있어 기뻤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요, 07호에서도 유익한 내용을 들고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노트가 좋았다면, 주변의 동료 기획자나 브랜드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 지인에게 추천/공유 해주세요. 구독과 좋아요가 힘이 됩니다. 좋아요 버튼은 어디에도 없지만 (찡긋).
Positively Yours,
이나연 드림
References
Aaker, J.L. (1997). Dimensions of Brand Personality. Journal of Marketing Research, 34(3), 347–356.
Aaker, J.L., Benet-Martínez, V., & Garolera, J. (2001). Consumption Symbols as Carriers of Culture: A Study of Japanese and Spanish Brand Personality Constructs.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81(3), 492–508.
Aaker, D.A. (1991). Managing Brand Equity. Free Press.
Aaker, D.A. (1996). Building Strong Brands. Free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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